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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SSG 그리고 2차 드래프트 사태를 보며 드는 생각...

by 알쓸잡블 2023. 11. 27.

SSG 랜더스는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이끈 김원형 전 감독은 경질했고, 그와 함께하던 코칭스태프도 대거 교체를 했습니다. 게다가 이번에 프랜차이즈 스타들까지 떠나게 되면서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18년 동안 한 팀에서 뛴 포수 이재원은 직접 방충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고, 23년을 뛴 외야수 김강민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이재원, 김강민 두 선수 모두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우승까지 이끌었던 선수들이죠. 30대 중반 그리고 40대 초반이 되면서 예전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지만, 동료들에게는 기댈 수 있는 선배였습니다. 성적 부진으로 뿔이난 팬들도 있지만 이렇게 한 팀에서 오래 뛴 프랜차이즈 선수들이 한 순간에 떠나길 바라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들과 함께 땀을 흘리고 목표를 향해 뛴 동료들도 더 아쉬울 수밖에 없겠죠.

 

SSG 랜더스의 내야수 박성한 선수는 개인 SNS를 통해 김강민 선수의 사진을 한 장 올리면서 “주신 모든 것을 잊지 않겠다”고 글을 남겼습니다. 외야수 하재훈은 박창민 수석 코치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그동안 수고 많으셨다. 너무 감사했다. 우리 선수들 한 명 한 명 약손으로 치료해 주고, 또 강한 멘털과 몸을 만들어줘서 감사했다. 다른 팀에 가서도 선수들을 위해 많이 힘써주길”이라고 남겼습니다

 

한유섬은 이재원과 함께 찍힌 사진을 올리며 “이제 같이 할 수는 없지만 어디에서든 모두 항상 응원할거다”고 하며, 최주환과 찍힌 사진, 최항이 그라운드를 달리는 사진, 임준섭 사진을 차례로 올렸다. 최주환, 최항 선수 모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로 팀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허무하게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게된 충격 여파로 결국 SSG 랜더스의 김성용 단장이 1년 만에 물러나게 됐습니다. SSG는 최근 감독 및 코치 인선과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을 R&D센터 센터장으로 보직을 변경한다고 밝혔습니다.

 

스포츠를 좋아하고 야구, 축구, 농구 세 개의 종목에 어릴 때부터 응원하는 팀이 있는 저로써도 늘 스토브리그나 에어컨리그 같은 비시즌을 보면서 "프로의 세계는 냉혹하고, 결국 선수들은 돈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지"라고 생각을 하지만, 내가 응원하는 팀에서 오랜 세월 선수 생활을 하다가 은퇴를 몇 년 앞둔 시점에 타 팀으로 가게 되면 그 허무함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SSG 구단 관계자의 인터뷰에 따르면 "내년에 은퇴를 하기로 해서 보호선수 35인 명단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라고 했는데, 유튜브 방송을 보면 은퇴를 앞둔 선수들은 명단 제출 시 따로 표기를 하고 암묵적으로 그 선수는 호명을 하지 않는다라고 하던데, SSG 구단 관계자들은 그걸 몰랐나 봅니다.

 

통합 우승 후 1년만에 풍비박산이 나버린 SSG 랜더스, 모든 스포츠들이 그렇지만 현장에서 뛰는 감독, 코치, 선수단과 안에서 뛰는 구단 프런트와 운영진들이 손발이 잘 맞아야 하는데, 이번 사태 역시 구단주나 고위직의 입김이 과하게 작용이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가장 좋은 예가 바로 엘지 트윈스와 엘지세이커스죠.

 

여튼 많은 논란과 관심 속에 한화 이글스로 팀을 옮기게 된 김강민 선수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새로운 팀으로 옮겨서 내년 시즌을 맞이하게 될 모든 선수들을 응원하겠습니다!